'10여년만에 복귀' 윤혜진 "삶에서 발레 놓은적 없지만 두려움도"
차진엽 안무가 "무대 뒤 보이지 않는 시간과 노력 공유"
'10여년만에 복귀' 윤혜진 "삶에서 발레 놓은적 없지만 두려움도"
차진엽 안무가 "무대 뒤 보이지 않는 시간과 노력 공유"
발레리나 윤혜진, 최태지 예술감독, 차진엽 안무가 (왼쪽부터)
무대 위 완벽하게 정돈된 완성품을 보여주는 일반적인 공연과 달리, 연습실과 리허설 모습을 공개하며 시연과 함께 무용수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최태지의 발레 오픈 리허설'이 올해도 관객을 찾는다.
오는 8월 8일과 11월 14일 두 차례에 걸쳐 서울 강동아트센터 소극장 드림 무대에 오르는 '최태지의 발레 오픈 리허설'은 입문자들에게 발레라는 장르를 더욱 쉽고 친숙하게 전달하고자 기획된 프로그램이다. 최태지 예술감독이 진행하는 토크 형식으로 지난해 처음 선보였다.
공연에 앞서 지난 19일 서울 강남구 한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라운드 인터뷰에서 최 감독은 "해설이 있는 발레에서 작품 소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백스테이지를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마치 집에서 대화하듯이 관객들이 알고 싶은 내용을 진솔하게 얘기할 수 있었으면 했다"고 기획 취지를 설명했다.
올해 무대를 채울 두 명의 호스트는 최 감독의 오랜 제자들인 발레리나 윤혜진과 차진엽 안무가다.
8월 8일 열리는 첫 번째 공연 'Releve: 다시, 무대 위로'의 호스트인 발레리나 윤혜진이 무용수로 무대에 오르는 것은 2015년 국립현대무용단 '춤이 말하다' 이후 10여년 만이다.
그는 2003년 몬테카를로 발레단에서 공연한 이후 23년 만에 몬테카를로 발레단 예술감독 겸 단장 장 크리스토프 마이요의 안무 '도베 라 루나'를 이번 무대에서 선보인다.
윤혜진은 "현역에서 멀어진 후에도 삶에서 발레를 놓은 적은 없었지만, 나이 오십이 다 돼 무대에 다시 서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컸다"며 "처음에는 춤 없이 토크만 하기로 해서 제안을 수락했는데, 미팅을 거듭하며 감독님의 설득 끝에 결국 다시 토슈즈를 신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무용수 시절 마지막으로 몸담았던 곳이 몬테카를로 발레단이었다며 마이요 단장의 '도베 라 루나'를 다시 무대에 올리게 된 것에 대한 기쁨을 드러냈다.
윤혜진은 "마이요 단장님의 작품을 하면 의미가 있겠지만, 작품 사용 조건이 까다로운 것을 너무 잘 알고 있어서 '이게 될까'하는 생각이 있었다"며 "그런데 안무 사용을 허락해 주셨다. 제가 제일 사랑하는 안무가의 작품을 하는 것이 너무 설렌다"고 말했다.
이어 "누군가의 엄마, 아내로 살다가 '윤혜진'이라는 무용수의 이름을 자꾸 꺼내어 무대로 데리고 가주시는 감독님께 감사하다"며 "무대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를 갖추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발레리나 윤혜진, 최태지 예술감독, 차진엽 안무가 (왼쪽부터)
11월 14일 무대를 이끌 차진엽 안무가는 현재 현대무용을 하고 있지만 자신의 출발점인 발레를 되짚으며 그동안 지속해서 다뤄온 주제의식과 세계관을 풀어낼 예정이다.
차 안무가는 "저의 시작은 발레였다. 춤이라는 것이 장르가 다르게 보이기는 하지만 그 근원적인 몸의 움직임이나 표현의 영역은 같다"며 "저한테는 이 시간이 저의 궤적을 다시 한번 훑어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것 같아서 굉장히 의미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극장이라는 공간과 몸의 언어가 지니는 치유의 힘을 강조했다.
차 안무가는 "오픈 리허설은 완벽한 완성품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무대 뒤 보이지 않는 시간과 노력을 공유하는 자리"라며 "관객들이 이 무대를 거리감이 생기는 동경의 대상으로만 바라보지 않고, 타인의 몸의 시간을 함께 통과하며 스스로의 삶과 몸을 정성스럽게 돌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yunnie@yna.co.kr